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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예배 QT 나눔] 사마리아로 가자

본문: 요한복음 4:1-6

 

1. 서론: 우리 삶의 '사마리아'는 어디입니까?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유대에서 갈릴리로 가시는 길에 "사마리아를 통과하여야 하겠는지라"고 말씀하십니다. 당시 유대인들에게 사마리아는 '부정한 땅', '피하고 싶은 땅'이었습니다. 6일이 걸리더라도 멀리 돌아가는 것이 그들의 상식이었고 자존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 편견과 효율성을 뒤로하고, 가장 뜨거운 정오의 시간에 의도적으로 그 땅을 향하십니다.

최근 저의 삶을 돌아보며, 제 안에도 제가 설정해 놓은 '사마리아'가 있음을 깨닫습니다. 회사에서 진행 중인 긴박한 프로젝트, 짧은 일정 안에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수많은 과제들 속에서 저는 '효율''판단'이라는 이름으로 제 주변의 사람들을 선을 긋고 대하고 있었습니다.

 

2. 본론: '빠른 판단'이라는 이름의 독선과 갈증

현재 제가 맡은 프로젝트는 매우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리더로서 빠른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압박감은 저를 날카롭게 만들었습니다. 팀원들에게 제 의견을 강하게 지시하고, 때로는 그들의 의견을 듣기보다 제 생각을 주입하는 '독선적인 모습'이 불쑥불쑥 튀어나오곤 합니다.

매일 아침 찬양을 듣고 말씀을 보며 "오늘 하루는 온유하게 보내리라" 다짐하며 마음 수양을 하지만, 사무실에 앉아 몰아치는 업무를 마주하는 순간 저는 다시금 유대인의 마음이 되어버립니다. 내 기준에 차지 않는 팀원들을 보며 마음속으로 정죄하고, "내가 맞다"는 확신에 차서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내뱉습니다. 아침의 은혜는 온데간데없고, 매일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제 모습에 무거운 자책감을 느끼며 퇴근길에 오릅니다.

이런 불편한 마음은 집까지 이어집니다. 가장 편안해야 할 가정에서조차, 저는 회사에서의 그 독선적인 말투를 버리지 못하고 가족들에게 날 선 대화를 할 때가 있습니다. 오늘 말씀에 나오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사마리아 사람들을 이방인 취급하며 멸시했던 것처럼, 저 역시 제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장 가까운 이들을 제 마음의 '사마리아'에 가두고 밀어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3. 야곱의 우물과 예수님의 생수

본문 9절에서 여인은 예수님께 묻습니다. "당신은 유대인으로서 어찌하여 사마리아 여자인 나에게 물을 달라 하나이까?" 이 질문은 제 가슴을 찔렀습니다. 제가 팀원들에게, 그리고 가족들에게 보여준 모습은 "나는 너와 다르다", "내가 너보다 더 잘 안다"는 교만한 선 긋기였습니다.

우리는 흔히 업무의 성공, 빠른 해결, 타인으로부터의 인정이라는 '야곱의 우물'에서 갈증을 해소하려 합니다. 하지만 그 우물은 마시면 마실수록 다시 목마르게 합니다. 제가 프로젝트의 성과에 집착하며 독선적으로 변해갔던 이유는, 결국 제 안의 깊은 갈증을 '성과'라는 세상의 물로 채우려 했기 때문임을 고백합니다.

예수님은 그런 저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제가 진정으로 구해야 할 것은 빠른 판단력이나 강한 리더십 이전에, 제 안의 독선을 녹이고 상대를 영혼으로 바라보게 하시는 성령의 '생수'였습니다.

 

4. 결단: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가는 삶

오늘 본문의 마지막 부분에서 우리는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비난받을 각오를 하고 사마리아로 가셨음을 봅니다. 주님은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9:23)"고 말씀하셨습니다.

저에게 있어 '자기 부인''십자가'는 회사에서 내 목소리를 낮추는 것입니다. 내가 옳다는 확신이 들 때 한 번 더 팀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 바쁜 일정 속에서도 사람을 '도구'가 아닌 '천하보다 귀한 영혼'으로 대하는 것이 제가 오늘 져야 할 십자가입니다.

 

오늘의 기도와 결단:

1) 나의 사마리아를 품겠습니다: 프로젝트의 압박 속에서도 팀원들을 정죄하지 않고, 주님이 사마리아 여인을 찾아가셨던 그 긍휼의 마음으로 대하겠습니다.

2) 가정에서 온유함의 옷을 입겠습니다: 집 문을 열기 전, 회사에서의 날카로움을 십자가 앞에 내려놓고 가족들에게 생수와 같은 부드러운 말을 건네겠습니다.

3) 매일 아침의 예배가 삶으로 이어지게 하겠습니다: 아침의 찬양과 말씀이 사무실 책상 위에서도 살아 움직이도록, 순간순간 성령님의 도우심을 구하겠습니다.